파판7 리버스가 나온 시점에 이제서야 파판7 리메이크를 이제서야 처음 플레이해봤다.
신도림 한우리 간 김에 뭐라도 하나 더 살까 하다가 이제 가격도 25000원 밖에 안해서 중고로 겟.
아아 파판7.
그것은 얼마나 명작이었던가.
토발 NO.1 게임에 들어있던 체험판 CD를 해봤을 때의 그 감동은
진짜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 것인데,
그동안 2D 게임만 하던 사람들에게 말도안돼는 3D 모델링 연출이 들어간
영화같은 오프닝은, 그야말로 비쥬얼 쇼크였다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게다가 그 체험판 CD를 친구들에게 보여줄 때 그들이 충격받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더더욱이나 신나는 일이었다.
그걸 본 친구들은 말그대로 입을 다물지 못했고, 세가 세턴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은
당장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기를 바꾸겠다고 할 정도 였다.
그렇게 나온 파판7을 발매하자마자 어떻게 얻은 정보인지 모르나 천호동 쪽 게임샵에서
싸게 판다고 해서, 대부분 프리미엄 값을 주고 거의 10만원 넘게 사야했던 당시에
그 게임샵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물량은 구한건지 박스로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었고
그것도 7만원 정도 거의 정가에 팔고 있어서 친구와 함께 한 개씩 사서
룰루랄라 버스타고 집으로 왔었다.
게임은 명작 오브 명작이여서 게임하는 내내 재미도 있고
스토리는 당시에 유행한 세기말의 분위기가 풀풀나면서
조용하고 시니컬한 주인공이 세상을 구하는 뭐 지금 생각하면 좀 유치할 수 있지만
나름 파판치고는 새로우면서도 당시 트렌드에 맞는 스토리였다.
시스템도 파판6의 환수 시스템을 조금 비슷하게 차용한 마테리아 시스템으로
특이할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비판할 부분도 별로 없는, 무난한 게임 시스템이었다.
숨겨진 요소도 그럭저럭 있었고, 전반적으로 특별히 단점이 없고, 장점은 많은
밸런스가 잘 잡힌 무난한 명작이라고 보면 되는 게임이었다.
당시에는 게임을 할려면 언어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사실상 공략본에 의지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때쯤 되서는 공략본의 수준도 높아져서
한달 안에 게임 잡지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략집을 내놓을 때였다.
그래서 공략본도 바로 구매해서 게임을 했기때문에 놓치는 요소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그런 점이 2회차 3회차 플레이할 여지는 없게 만들곤 해서
친구는 인터네셔널 판을 구해서 추가 요소까지 즐기면 게임을 한 친구도 있었지만
그렇게 까지 2번 플레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당시 96년 인가 97년에 한번 깨고 난 후에는 파판7을 다시 해본적은 없었고
그냥 기억속에 시대의 명작 중 하나로 남은 정도 였다.
워낙 명작이었기에 스퀘어에서도 이 명작을 리메이크 하는데는 고심이 많았던거 같고
화질 개선한 리마스터 정도만 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안되겠는지 대대적인 리메이크를 하기에 이르렀는데
그렇게 내놓은 파판7리메이크는 어떻게 만들어도 사실 그동안의 팬들 모두의 기준을 맞출 순 없었을것 같다.
게임의 그래픽은 당시 파판7와 비교하면 안될정도로 말도안돼는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당시 파판7의 중간 중간 나오는 3D 영상이 있고, 실제 게임은 거의 2D나 다름 없었는데,
3D 모델링된 이미지를 사진처럼 2D로 만들어 놓고 3D 캐릭터 (그것도 아주 로우 폴리곤의)가 돌아다는 것이 었는데
이번 리메이크는 그냥 중간중간 나오는 동영상 안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은 수준의 게임이어서
이게 정말 이렇게 될 수 있는 거였어 싶을 정도로 그래픽적인 부분은 굉장한 수준이었다.
다만 맵을 돌아다니는 것과 전투는 분리된 느낌이라고 봐야 되는데 적이 나타나면 전투 모드로 바뀌고
맵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점프나 자유로운 액션이 있는 오픈월드 느낌이 라기보다는 그냥
일직선 구조에 중간 중간 특수 액션이 있는 정도라서 미드가르드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상호 작용을 한다기 보다 좀 그냥 그래픽만 좋은 경직된 느낌이 크다.
그리고 전투는 미묘하게도 재미있지도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기존 커맨드 입력식 턴제가 아니다보니 액션성이 있어서 동료 캐릭터를 이용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회피와 컨트롤을 요하게 되는데,
이런게 너무 좀 스트레스 랄까. 개인적으로 이런 컨트롤이 필요한 액션 요소가 있는 게임은
이 나이가 드니까 좀 스트레스를 받아서 잘 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엘든링도 해보고 위쳐3도 해보고 유명한 요즘 감각의 액션 RPG를 많이 해봐지만
영 컨트롤에 스트레스가 되서 차분하게 즐기기가 어려워 꺼리게 되었다.
그래서 파판7리메이크는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반갑게 느껴지지 않은게
그래픽의 발전은 좋긴 하지만, 전투가 영 하고 싶지가 않아서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지 않았다.
캐릭터 모델링은 아주 잘되었다고 하기도 그런게,
이상하게 다 코부분이 길게 되어있는 서양적인 얼굴형을 가지고 있고
클라우드는 이상하게 얼굴의 크기 비율이 묘하게 커서
멋있다기 보다는 뭔가 비율이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바레트는 너무나 험악한 흑인 갱단 두목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는데,
게다가 성격묘사도 너무 시끄럽고 난리치는 호들갑을 자꾸 떨어서 완전 비호감이 되었다.
캐릭터 모델링.... 분명 잘 뽑긴 해서 꽤 미형이긴 한데,
좀 더 손볼 부분이 많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뭔가 아쉽다.
여러모로 뭔가 좀 아쉽다...라는 생각이 드는 리메이크 작인데.
사실 파판7 팬으로 내가 원한 리메이크는 이게 아니었던 거 같다.
마치 최근 나온 픽셀 리마스터 처럼,
기존 게임의 감각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래픽적으로도 그 당시의 감성을 담았지만
고화질이 된 듯한 느낌의 리메이크를 원했는데
이건 너무 환골탈태 해버렸다.
그냥 좀 고급진 느낌의 라면으로 다시 만들어주길 바랬던 건데
무슨 파인다이닝 식으로 해석을 해서 너무나도 화려하고 기존의 모습 자체가 없어져 버린
전혀 다른 게임으로 새로 만들어버린 것이 좀 아쉬웠달까.
그냥 좀 파판7 다시하고 싶은데 조금만 고급스럽게 만들면 안됐을까.
혹은 진짜 이렇게 확실하게 다른 게임 처럼 만들고 싶었다면
좀 더 게임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어땠을까.
새로운 파판이라기에는 재미가 부족하고
기존 파판의 리메이크라고 하기에는 지난 게임의 흔적이 너무 부족한 거 같다.
그래서 분명 잘 만든 게임인데 정을 주기 어렵고 박수를 쳐주기가 어려운 것 같다.
마치 픽셀 리마스터 처럼 로운 폴리곤 리마스터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 게임 그대로 시스템은 가져와 줬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파판7을 완전히 뒤집어서 바꾸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 예쁘게 해줬음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 게임이었는데,
후속작인 파판7 리버스는 또 평이 좋을 것을 보니, 그건 좀 더 이런 불만점들을 잘 해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쉽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니콘 오버로드 플레이소감 (0) | 2024.10.18 |
---|---|
파이널 판타지 4 픽셀리마스터 후기 (1) | 2024.09.27 |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 리뷰 (2) | 2024.09.20 |
Miyoo mini plus 롬 넣는 법 (3) | 2023.07.20 |
릴보이 - 민타임 감상평 lil boi - meantime review (0) | 2022.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