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으란 말은 성경의 유명한 구절 중 하나다.
혹자는 어이쿠 역시 기독교 하나님은 무서운 분이시구먼 하는 투로 많이 사용하는데
나도 좀 그렇게 생각한 면이 없지 않았다.
눈을 다치게 하면 너도 눈을 다치게 해라!
뭔가 무섭잖아... 피가 끓는 복수 같은 느낌도 나고.
자비가 없는 느낌도 들고. 징벌 같은 느낌도 나고.
사랑과 평화 온유 등등 사랑스럽고 자비롭고 어물쩡넘어가는 듯한 감성적이고 향기로운 모습과 달리
너무 냉철한 표현처럼 느껴져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요 몇일 살다가
아 저게 그렇게 잔인한 얘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다치게 하면 나도 펀치 날리면되지 정말 훈훈하지 않아? 라는 생각을 한게 아니라.
사람이란 참으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가장 상대방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은 그 사람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거나 똑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개개인마다 느끼는 감정이나 환경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나 경험을 겪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이 이것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지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이를테면 남에게 어떤 잘 못을 했을때, 본인은 그 잘못을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몇 일 후 나도 상대방이 같은 잘못을 나에게 하게되면,
그제서야 아 그때 상대방이 이렇게 느꼈겠구나하고 감이 온다.
자기가 남에게 준 잘못은 잘 못깨닫고,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아주 실랄하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으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그것인것 같다.
남에게 잘못하였을 때 그 잘못이 상대방의 기분을, 마음을 어떻게 하였을지
너도 똑같이 느껴봐야 알 수 있다 - 라는 의미 인것 같다.
잔인하지만 똑같이 당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렇게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고 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지만, 진심어린 사과, 정말 미안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서 하는 사과는 드물다.
하지만 그런 사과가 아니면 서로간의 사이는 멀어지게 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하나님은 관계를 중요시 한다.
서로간에 멀어지고 소원해지는 것. 그것을 참 경계하고 싫어하신다. 아마도 사랑의 반대말이 그런 의미여서 일지 모르겠다.
때론 너무나 관계에 집착하는 것처럼도 보이는데 사실이 그렇다. 관계가 전부니까.
하나님께서 내가 잘못한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시거나
똑같이 당하도록 하는 것. 그것도 은혜일 것이다.